"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의 길을 기뻐하시나니 그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그의 손으로 붙드심이로다" (시편 37:23-24)
시부모님 아파트에서 멀지 않은 선교사 게스트 하우스와 연결이 되어 1년간 지낼 수 있게 된 것도 감사하고, 안식년동안 필요한 것을 위해 특별헌금을 해주신 후원자님 덕분에 중고차도 구하여 편리한 이동수단이 생긴 것도 감사한 일이지요. 무엇보다도 병환중에 계시던 시아버님을 가까이서 살펴드리고 마지막 시간들을 함께 보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감사한 일입니다. 비록 시차가 2시간있는 거리라고는 하나, 같은 미국내에 있으면서 두 아들들과 수시로 전화도 하고 방학기간에는 함께하며 시간도 보낼 수 있어서 참 좋았답니다. 또한 1년내내 습하고 더운 필리핀에서 7년을 지내다가, 오랜만에 단풍과 낙엽이 아름다운 가을도 지내고, 추위와 눈도 경험하면서 계절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좋습니다.
오랜만에 겪는 추위 속에 몸이 적응하느라고 그랬는지, 응급실 신세도 두 번이나 지고 항생제 치료를 두달 가까이 하며 힘든 일도 있었지만, 큰 문제없이 잘 지나게 된 것도 감사하지요. 안식년을 시작하며 파송교회를 비롯해 몇몇 후원이 중단되고, 선교지에 비해 턱없이 물가가 비싼 미국에서 지내려니 어려움도 있지만, 지난 8개월 동안 시시때때로 보내주시는 까마귀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으니 그것도 감사할 뿐입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허락하신 이 귀한 시간들을 감사함으로 채우며 남은 안식년을 마치려 합니다. 이 시간이 지나고 또 어떤 걸음을 정하여 주실지 모르겠지만, 우리를 붙잡아주시는 하나님의 손을 의지하며 주께서 기뻐하시는 길을 계속 걸어가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