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 2020

항아리 [선교사 아내 이야기] - 내 마음의 반석

"내가 이같이 우매 무지하니 주의 앞에 짐승이오나 내가 항상 주와 함께 하니 주께서 내 오른손을 붙드셨나이다.
주의 교훈으로 나를 인도하시고 후에는 영광으로 나를 영접하시리니 하늘에서 주 외에 누가 내게 있으리요 땅에서는 주 밖에 나의 사모할 자 없나이다.
내 육체와 마음은 쇠잔하나 하나님은 내 마음의 반석이시요 영원한 분깃이시라.
대저 주를 멀리 하는 자는 망하리니 음녀같이 주를 떠난 자를 주께서 다 멸하셨나이다.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 내가 주 여호와를 나의 피난처로 삼아 주의 모든 행사를 전파하리이다.” (시편 73:22-28)

요즘 제가 아침에 잠에서 깨며 기도하듯 암송하는 말씀입니다. 제 생일날 묵상 가운데 받은 말씀인데 완전 공감하며 매일 아침을 이 고백과 함께 시작합니다. 7개월째 계속되는 (조금씩 그 강도는 변하기도 했지만) 락다운 속에서 일상이 제한되는 시간을 보내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미로에 들어선 듯한 답답함과 무기력함이 내 육체와 마음에 밀려올 때가 종종 있습니다.

얼마 전 만 52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선교지에서 지내면서 우리 가족들은, 누군가의 생일을 기다리며 그것을 명목으로 평소엔 갈 수 없는 식당에서 외식을 하면서 축하도 하고 기분도 내곤 했는데, 올해는 4월의 현규 생일에도 8월의 제 생일에도 락다운 가운데 그 호사를 누리질 못했네요. 생일 전날 저녁식사를 하다가 이런 상황을 불평하며, 더운 날씨 속에서 매일 세끼 챙기기도 힘들다고 투덜거리면서 다 같이 집에 거의 매일 있는데 집 안 일은 왜 나만 해야 하냐고 짜증을 냈습니다. 사춘기 현규가 집에 있지만 노는 게 아니라 온라인으로 공부하고 있다고, 식사 준비하고 집안 일 하는 건 엄마 일이고 모두 자기 일을 하느라 힘든데 불평하지 마시라는 대꾸를 해서 완전 맘이 상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남편이 앞에서 언급했듯이 매주 토요일은 남편과 현규가 식사를 준비하고 저는 쉼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보통 생일 아침엔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감사와 한 살 더 산 만큼 성숙해진 나를 통해 하나님께서 행하실 것들에 대한 기대로 신나는 하루를 시작하곤 했는데, 이번엔 천근만근 무거운 몸으로 아무 기대도 없이 생일을 맞았습니다. 물론 남편과 현규의 축하 인사가 있었지만, 그저 시큰둥하게 고맙다고 답을 하며 큐티를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사도행전을 읽는 중이었는데 실수(?)로 펼쳐진 성경 속에서 눈에 들어온 구절이 있었습니다. 그 날 하루 종일 몇 번씩 시편 73편을 읽으며 회개하고 다짐하고 결심하는 은혜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남편과 현규는 각기 선생과 학생이라는 위치는 다르지만,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바쁘게 매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팬데믹으로 인해 신학교내 어린이 사역과 외부 사역이 잠시 멈추게 되어 한동안 가정을 돌보는 일에 전념한다고 했으면서도, 혼자만 뒤쳐지는 것 같은 생각에 몸도 지치고 마음도 힘들어 하고 있었던 저를 주께서 다시 붙잡아 주셨습니다. ‘이 팬데믹 기간에 주저 않아 불평하고 낙담할 것이 아니라, 여호와를 나의 피난처로 삼고 하나님을 가까이 하는 복을 누리며 그 가운데 행하시는 주를 전파하리라’ 다짐하면서 요즘은 주의 위로가 필요한 주위 사람들에게 묵상 나눔과 이슬비 편지로 은혜를 나누고 있습니다. 항아리를 읽으시는 여러분 중에도 마음이 힘드신 이야기들 나눠 주시면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우리의 반석이시고 영원한 분깃이신 하나님의 은혜를 여러분 모두 마음 깊이 경험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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