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4, 2016

항아리 [선교사 아내 이야기] – 믿음의 어머니 (2016년 8월)

Kamusta (까무스타)!

새로운 환경에서 가장 답답한 것이 바로 언어인 것 같습니다. 처음 필리핀에 도착해서 2달 이상 저희 부부가 주사역을 하게된 IGSL 학교내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지내면서 다른 교수진들이나 스탭들과 학생들과 영어로 소통하느라 미처 깨닫지 못했던 언어장벽을 집을 구해 이사를 나와서 시장을 다니다보니 느끼게 됩니다. 필리핀은 미국의 식민지 역사가 있고, 교육은 영어로 되어진다고 알고 있었지만, 시장에서 장사하는 아주머니들이나 동네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영어가 서툴고 따갈로그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을 보니, ~ 내가 또 다른 문화에 온 것이 맞구나 확인하게 됩니다. 비자와 외국인 등록 신분증을 받기 위해서 이민국에 다니고, 인터넷을 설치하거나 차량 구입을 하고 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질서도 없고, 일하는 사람들은 답답하게 느리고, 외국인에게 뭔가를 바라는 것을 경험하면서 아프리카를 떠올립니다. 요 며칠 새로 이사한 집에 물이 나오지 않아, 잠깐씩 새벽에 물 나오기를 기다리다가 구석구석 물통을 채우면서 지난 4년간 잊고 지내던 아프리카의 삶을 떠올리며 반가움마저 느낍니다. 남편과 함께 아무래도 우린 선교사 체질인가보다 농담까지 하면서 말이에요.

편의 학업을 마치고 우리 가정의 다음 행로를 위해 기도할 때 저희 부부에게 강하게 주신 마음이 아직은 선교현장이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디로 가야하나를 두고 기도하며 주님의 뜻을 구할 때 우연히 연결된 곳이 필리핀의 IGSL 입니다. 주님의 인도하심을 확신하고 1년간 준비하며 왔지만, 막상 이곳에 도착해서 숨막히는 더위와 습도를 맞딱뜨리고, 생각처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아이들 학교 문제를 놓고, 순간순간 이곳이 정말 우리가 있어야 하는 곳인가 생각할 때도 있었답니다.

그러나, 막상 신학교가 개강을 하고, 아시아 전역에서 모여든 헌신자들을 만나면서 우리 부부를 이곳으로 보내주신 주님께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열심히 준비하고 강의를 마치고 나오면 학생들보다도 더 은혜를 받고 도전을 받는 것 같습니다. 곳곳에서 무자비한 테러가 일어나고, 자연재해를 통한 피해자들이 생기고, 정부와 이웃의 탄압을 받는 그리스도인들의 소식을 듣다보면 정말 마지막 때가 가까워 옴을 절감합니다. 이런 때에 진정한 그리스도인 리더가 되어 세상을 향해 나가려는 학생들의 간증과 열정은 편한 환경에서 나태해져가던 나의 신앙생활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됩니다. 특별히 주님께서 선교사나 다름없는 신학생들의 자녀들을 향해 사랑과 안타까운 마음을 주심을 감사합니다. 부모의 헌신을 따라 낯선 곳에 와서 지내는 이 아이들을 보면서 진규와 현규가 겪었던 환경변화에 따른 어려움과 외로움을 떠올리게 됩니다. 신앙은 단체할인이 되는 것이 아니지요. 사역자의 자녀들이 부모의 신앙과 헌신 때문에 오히려 부당한 대우를 받기도 하고, 더러는 이해할 수 없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오히려 예수를 멀리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4세부터 16세까지 각각 다른 나라에서 온 아이들이 70 여명 모여서 미국의 홈스쿨링 교재로 공부하는 곳이 Dynamic Learning Center 입니다. 매주 아이들에게 말씀을 전하면서 이 아이들이 자신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부모의 신앙을 따라 참 그리스도의 제자로 자라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주 꼬마들은 낯선 곳이라 할지라도 부모와 함께 있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10대 아이들은 고향의 친구들을 그리워하고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 공부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제가 어린이 사역에 헌신하며 영어이름을 Eunice-유니게라고 바꾸면서 기도한 것이 있습니다. 결혼을 해서 내가 아들을 낳으면 "Timothy-디모데"라고 이름 짓고, 내 육신의 아들 뿐 아니라, 믿음의 어머니 유니게처럼 많은 영적 아들 디모데를 양육하게 해달라는 것이 었습니다. 나보다 키도 훌쩍 커버린 사춘기 티를 팍팍 내는 진규(Timothy)를 위해서도 기도하지만, 이곳에서 또 만나게 하신 나의 영적 디모데들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저들이 말씀 안에서 자라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워지게 해달라고 말이에요. 다음엔 저의 영적 자녀들의 사진도 보내드릴께요. 여러분도 함께 기도해 주실거죠?

한국도 미국도 엄청 덥고, 습하다던데, 우리 동지애를 느끼며 기도로 함께 해요. 항아리 독자 여러분~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