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3, 2012

항아리 (선교사 아내 이야기) - 하나님의 인도 (2012년 3월)


아무 준비도, 구체적인 계획도 서울로 향하는 저희 가정을 두고 염려하시는 부모님들과 동료 선교사님들의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나름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니 걱정없다며 큰소리를 치고 케냐를 떠났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저희를 맞아주신 (전에 케냐에서 사역을 하시며 저희 가정과 가깝게 교제를 나누던) 목사님의 반기는 미소와 매섭게 불어대는 겨울바람이 ‘아 정말 한국에 왔구나’하는 것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인천에서 차를 타고 논현동에 있는 선교사 게스트하우스까지 가는 동안 어둠이 무색한 현란한 밤거리를 보며 아이들은 신기해했습니다. 그렇게 저희들의 한국생활은 얼떨떨하게 시작되었습니다.

에서 남편도 언급을 했지만, 진규와 현규는 한국으로 가는지에 대해서 나름 고민하며 질문하며 케냐를 떠나는 것을 힘들어 했습니다. 아직 어린 현규는 한국의 좋은 점과 아빠와 엄마가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는다고 하는 말을 듣고 따라주었지만, 제법 사고가 깊은 사춘기에 접어드는 진규는 지금까지 자기의 인생은 모두 ‘케냐’속에 있는데, 낯선 곳으로 가야하냐며, 엄마 아빠는 어떻게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냐고 따져 묻기도 하고, 너무도 익숙해진 케냐에서의 삶과 정든 친구들을 떠나야하는 아쉬움과 한국어도 서툰데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한국에 대한 두려움으로 울기도 많이 했답니다. 막상 서울에 와서도, 신기하고 좋은 것들이 많이 있긴하지만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케냐의 친구들과 학교가 그리워서 힘들어 했지요. 자연과 함께 뛰놀던 아이들이 좁은 공간에서 친구도 없이 강제로 한국어 공부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정말 싫었던 모양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진규는 자기를 케냐에 있는 선교사자녀들이 다니는 기숙사 학교로 보내달라고 울기도 했어요. 자신도 뭔가모를 답답함과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이것이 잘한 결정인가, 정말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르고 있는가 반문하기도 하였지요. 그렇게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기도할때마다 하나님께서는 너무도 분명하게 인도하심으로 응답해 주셨습니다. 한정된 지면안에 일일이 설명할 없지만, 저희의 사정을 알고 격려하고 위로해 주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필요한 것을 생각하며 기도할 때마다 채우시는 공급하심이, 저에게는 지금 이곳에 저희가정이 있는 것이 우연이나 우리의 생각으로 일이 아니라는 확신을 주었답니다.

장래의 좀더 효과적인 사역을 위해 박사과정을 시작한 남편은 자료수집과 공부에 전념할 계획이고, 저는 신촌몬테소리유치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어린이 사역에 도움이 실습도 겸하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기독교교육을 몬테소리방식과 어우러진 현장에 적응하려고 애쓰시는 원장님께서는 여러부분에 제가 안식년 선교사라는 점을 배려해 주시고 저를 격려해 주십니다. 저희 가정이 살게 상수동의 집도 원장님께서 구해주신 거랍니다. 정말 여름 옷과 책만 들어있는 가방들을 가지고 한국으로 저희들이, 지금 작고 아담한 공간에 필요한 모든 것을 채우고 따뜻하게 지내고 있다는 자체가 하나님의 예비하시고 돌보시는 은혜임을 확인하게 되는 거지요. 10년이 넘는 아프리카 생활에 그닥 삶의 형태에 대한 욕심은 없으니 지금의 환경과 생활에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고등학교때 전국수련회에서 만나고 시카고 신학교시절을 함께 지냈던 친구의 가정도 저희들이 이곳 생활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진규/현규와 비슷한 또래의 둘이 있는 가정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재미있는 시간도 보내고 한국말도 익히고 한국생활에 마음을 열게 되었지요. 너무나 섬세하게 우리 가족을 챙기는 그들로 인해 처음 한국생활에 많은 사랑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외에도 케냐에서 알고 지내던 집사님은 살림에 필요한 많은 것들을 챙겨서 주시기도 하고, 하다못해 저희가 살고 있는 집을 소개해준 부동산 사장님으로부터 가스렌지며 후라이팬/냄비등을 받기도 했지요. 가는 곳마다 믿음의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고 그들을 통해 위로받고 격려받게 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분의 뜻안에서 순종하며 한단계 믿음이 성장하는 한국생활이 되기를 다짐하고 기대해 봅니다. 분도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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